저는 김밥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는 편입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 술안주에는 김밥이 최고라 생각할 정도 이니까요.
갑자기 김밥 얘기를 꺼내보려 하니 어른시절에는 소풍 날에나 만날 수 있었던 아련한 김밥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김밥을 챙겨주기 위해 준비를 하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함께 떠올라서인지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웬지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는 추억으로 가슴속에 남아가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더불어 평소에는 마음것 먹을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여서 그랬는지 한번 먹게되는 날이라도 되었을 때에는 앞뒤 재지 않고 그저 배가 터져라 열심히 입 속으로 넣고 씹는둥 마는둥 하면서 허겁지겁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도 그런 아련한 기억 때문인지 남달리 김밥 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처음 보게 되는 김밥집 또는 김밥이라면 일단 사먹어 보게 되는데 가장 최근에는 광장시장에서의 마약 김밥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기지만 마약김밥 이라는 녀석은 정말 대단한 충격 이였던것 같습니다. 일반 김밥과 별 다를게 없어 보이는 녀석이 어쩜 그리 신기하게도 표현할 수 없는 맛을 내던지 아마 그래서 마약김밥, 마약김밥 하고 부르나 봅니다.
각설하고 몇일 전 제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계시는 장모님이 청도에 다녀오시면서 돌아오시는 길목에 저희집을 들리셨는데 뭔가 낯선 하얀 종이 뭉치를 건네 주시는 것 이였습니다.
뭔가 먹는 것이였다면 이렇게 허름할리가 없을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터라 음식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장모님께 '이게 뭐에요?' 하고 여쭈어 봤더니 장모님이 '자네 좋아하는 김밥 사왔네.'라고 대답을 해주셨는데 보아하니 제가 김밥을 무지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기에 청도에 갔다가 맛있는 김밥이 있다고 해서 사위 생각에 사가지고 오셨다는... 역시 사위사랑은 장모님뿐이 없는 것 같습니다. ㅜㅜ.
그런데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음식은 보는 맛도 있다고 하는데 이거 참... 보시듯 보는 맛이 영 꽝이였습니다. 더군다나 김밥이 싸여진 모습에서 느껴지는 웬지모를 포스는 귀차니즘이 작렬하여 그냥 대충 싼것 처럼 보이기가지 했으니까요.
거기에 와이프는 한 숟가락을 더해 "뭐 이래?....김밥 다 식고, 눅눅해져서 어디 먹겠어?" 라며 안먹겠다 하는데 딸이야 그럴수 있다지만 사위인 제가 장모님이 생각해서 사다주신 이 김밥을 보이는게 초라하다고 해서 그냥 넘길수는 없는터 속으로는 '정말 맛이 있을까?'라는 불안한 생각을 가지고 한입 베어 물어 보았는데...
뭐랄까요? 정말 뒤통수 한대 맞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입 베어물고서야 김밥의 단면을 볼 수 있었는데 속이라고는 잘게 썬 단무지와 어떤 조합의 양념인지 모를 것으로 매콤하게 버무려진 양념이 전부였는데 그 맛이 어쩜 그렇게 입안에서 확 퍼지면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것인지... 역시나 사람이든 제품이든 음식이든 뭐든지간에 첫인상을 가지고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절대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하게 만들어진 김밥인것 같아 어쩜 장모님이 가져다 주신것은 김밥이 전부가 아니라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필요한 어떤 부분까지 다시 한번 인지시켜 주신것이 아닌가 싶어 더욱 고맙게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탐탐치 않은 표정으로 김밥을 바라보던 와이프도 제 표정을 읽었는지 남은 하나를 덥석 집어들고는 먹어보기 시작했고 제가 느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을 느끼고는 더 먹고 싶다는 말은 연발하기 시작했으니 정말 초라한 모습뒤로 보석을 숨겨놓은 듯한 김밥이라 표현을 안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특이하게 실온에서 2틀정도 있어도 상하지 않는다고 하며 마치 포도를 싸는 종이처럼 생긴 것이 뜨거운 김밥이 내뿜는 김을 흡수하여 눅눅해 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두개를 몽땅 해치운 후에 장모님께서 그러시는데 청도에서는 이 김밥이 매우 유명하다고 하시면서 얘기를 해 주시는데 할머니와 며느리들이 장사하는데 김밥집으로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장난이 아니였다고 합니다.
사가는 사람마다 보통 1~2만원 정도씩 사가지고 간다고 하셨으니 그 사람들 모두 저처럼 그 맛에 매료되어 한번 살때 왕창 사두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저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은 평균 5시간은 가야 만날 수 있으니 그점이 그저 아쉽기만 했습니다.
언제 한번 날잡고 고고씽을 외쳐야 할 것 같은데 장모님께서 다음에 또 청도에 가신다고 하여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 처럼 만원어치를 사다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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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위 사랑은 장모님 입니다..^^ 너무 부럽내요..
2009/10/23 10:26 [ ADDR : EDIT/ DEL : REPLY ]근데 저 김밥 정말 특이 하내요. +_+
ㅎㅎ 네 장모님 사랑을 한몸에..^^
2009/10/23 11:24 [ ADDR : EDIT/ DEL ]김밥 정말 신기한 맛입니다. ㅎㅎ
아~ 정말 땡기는 맛인데요~ 내껏도 10,000어치요~ ㅋㅋ 장모님이 사위를 정말 끔찍히 생각하는거 같아요^^ 부러워라~
2009/10/23 11:48 [ ADDR : EDIT/ DEL : REPLY ]ㅎㅎ 맘같아서는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2009/10/23 12:59 [ ADDR : EDIT/ DEL ]어떤 맛인지 너무 궁금하네요...+_+
2009/10/23 13:26 [ ADDR : EDIT/ DEL : REPLY ]매콤하면서 갈비맛이나는 정말 희안한 맛입니다. ^^
2009/10/26 11:20 [ ADDR : EDIT/ DEL ]청도라면 경북청도말씀인가요?^^
2009/10/23 13:58 [ ADDR : EDIT/ DEL : REPLY ]가깝다면 한번 먹어보러 가보고싶은 김밥이네요....아흑.....
넵 경북청도입니다. 가까우시다니 부럽네요.^^
2009/10/26 11:20 [ ADDR : EDIT/ DEL ]한번 드셔보세요.ㅎㅎ
부럽습니다.....^^
2009/10/25 10:19 [ ADDR : EDIT/ DEL : REPLY ]아주 특이해보이는군요.......
맛나겠습니다.....
특이하기보다 너무 소박하죠..^^
2009/10/26 11:21 [ ADDR : EDIT/ DEL ]장모님의 마음이 들어있어서 전혀 초라해 보이지 않습니다.
2009/10/27 09:38 [ ADDR : EDIT/ DEL : REPLY ]청도김밥 먹어 본 적 없는데 궁금하네요.
고운 글 잘 읽고 갑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9/10/28 08:25 [ ADDR : EDIT/ DEL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음식이 카레만이 아니었군요 ㅎㅎ
2009/10/30 13:01 [ ADDR : EDIT/ DEL : REPLY ]ㅎㅎ 국물카레랑 이 김밥이랑 함께먹음
2009/10/30 21:49 [ ADDR : EDIT/ DEL ]궁합이 딱 좋을 듯 합니다. ^^